전체 글 (192) 썸네일형 리스트형 지하철 30분을 회복 시간으로 — 팟캐스트·독서·무자극 3주 비교 실험 편도 30분, 왕복 한 시간. 제 통근 시간은 늘 숏폼과 SNS로 채워졌습니다. 문제는 회사에 도착하면 이미 머리가 소진돼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일을 시작도 안 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 한 시간을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회복 시간'으로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3주 동안 매주 다른 방식을 써보고, 도착 후 오전 집중이 어땠는지 기록한 실험 결과를 나눕니다.1주차: 팟캐스트 — 남는 건 있지만 쉬지는 못한다첫 주는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이었습니다. 숏폼보다 확실히 알찬 느낌이었고, 관심 분야 지식도 쌓였습니다. 다만 예상 못 한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귀는 계속 정보를 처리하느라 바빴고, 도착할 즈음엔 '입력 과잉' 상태가 됐습니다. 배우는 시간으로는 훌륭했지만, 뇌를 쉬게 하는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특.. 잠이 부족한 다음 날, 왜 집중이 먼저 무너질까 — 수면과 전전두엽 이야기 배포 직전 밤을 새우고 출근한 다음 날이면, 저는 늘 같은 걸 느낍니다. 몸은 그럭저럭 버티는데 '생각하는 일'이 유독 안 된다는 것. 코드 리뷰를 하다 방금 읽은 줄을 다시 읽고, 회의에서 상대 말을 놓치고, 간단한 결정 하나에도 한참을 멍하니 있습니다. 왜 잠이 부족하면 다른 것보다 '집중'이 먼저 무너지는지, IT 업무를 하며 수면을 기록해 온 사람으로서 알아본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의학적 조언이 아니라 정보 정리라는 점을 먼저 밝혀둡니다.잠이 모자라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미국 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는 잠이 부족할 때 "배우고, 집중하고, 반응하는 일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합니다. 흥미로운 건 순서입니다. 하룻밤 못 잔다고 걷지 못하거나 말을 못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주의 집중, 판단, .. 손글씨 메모로 돌아간 이유 — 타이핑보다 기억에 남는 필기의 조건 회의록을 노트북으로 정리하기 시작한 뒤로, 저는 스스로를 '기록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말이 나오는 대로 거의 받아치니 빠짐없이 남았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정작 회의가 끝나고 나면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머릿속에 잘 남지 않았습니다. 파일은 가득한데 기억은 비어 있는 느낌이었죠. 그 간극이 궁금해서, 몇 주 동안 다시 손글씨 메모로 돌아가 실험해 봤습니다.빠른 타이핑이 오히려 기억을 지운다프린스턴대와 UCLA의 뮬러·오펜하이머 연구를 다룬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정리에 따르면, 손으로 필기한 학생이 노트북으로 필기한 학생보다 개념을 더 깊이 이해하고 배운 내용을 응용하는 데 더 능했습니다. 노트북 사용자는 강의를 거의 그대로 받아 적는 '축어적 전사'에 머물렀고, 그 과정에서.. 일요일 저녁 30분 주간 리뷰 — 산만한 한 주를 줄이는 계획 의식 한동안 제 월요일 아침은 늘 허둥지둥이었습니다. 밀린 메시지를 읽고, 어제 하던 일을 다시 떠올리고, 뭐부터 할지 정하는 데만 오전을 다 썼습니다. 그러다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습관이 '일요일 저녁 30분 주간 리뷰'입니다. 거창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흩어진 한 주를 조금 덜 산만하게 만드는 작은 의식에 가깝습니다. 왜 효과가 있었는지와 제가 실제로 쓰는 방식을 실패담까지 담아 정리합니다.계획이 마음을 가볍게 하는 이유의외로 계획의 힘은 '많이 하기'가 아니라 '미리 정해두기'에 있었습니다. 심리학에는 '실행 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지를 구체적인 조건으로 정해두면 실제 실행률이 눈에 띄게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한 메타분석은 이런 .. 메신저를 정해진 시간에만 확인해봤습니다 — 배치 확인 2주 실험과 동료 설득법 업무용 메신저는 편리한 만큼 집중의 최대 적이기도 합니다. 저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뜨는 알림에 반응하다 보면, 정작 제 일은 조각조각 끊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메신저를 정해진 시간에만 몰아서 확인하는' 배치 확인(batching)을 2주간 실험했습니다. 혼자만의 습관이 아니라 동료와의 관계가 걸린 문제라 설득 과정도 함께 겪었는데, 그 시행착오를 정리해 봅니다.왜 '수시 확인'이 문제였나메신저의 진짜 비용은 답장하는 몇 초가 아니라, 끊긴 집중을 되돌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알림 소리만 들어도 반응하게 되는 뇌의 조건화에서도 다뤘지만, 한 번 흐름이 끊기면 원래 작업으로 돌아오는 데 한참이 걸립니다. 하루에 알림이 서른 번 뜨면, 서른 번의 재진입 비용이 쌓이는 셈이죠.여기에 스트레스 문제도 있었습니다... 무한 스크롤에는 왜 '그만'이 없을까 — 멈춤 신호를 직접 만든 기록 '딱 5분만' 하고 열었던 피드를 30분 뒤에야 닫은 경험, 저만의 일이 아닐 겁니다. 이상한 건 배가 부르면 밥을 멈추는 것처럼, 스크롤에는 '이제 그만'이라는 신호가 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왜 그럴까요? UI를 자주 들여다보는 사람으로서, 저는 무한 스크롤에 멈춤 신호가 '없도록' 설계돼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래서 그 신호를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무한 스크롤에는 '끝'이 없다과거의 웹은 페이지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한 페이지를 다 보면 '다음 페이지' 버튼을 눌러야 했고, 그 순간이 자연스러운 멈춤 지점이 됐습니다. 무한 스크롤은 이 경계를 없앴습니다. 내려도 내려도 콘텐츠가 계속 로드되니, 사용자가 스스로 멈추기 전까지는 끝이 오지 않습니다.왜 포만감이 오지 않는가식사에는 포만감이라는 종.. 집중은 도파민만의 일이 아니다 — 노르에피네프린과 아세틸콜린이 하는 일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공부하다 보면 '도파민'이라는 단어를 자주 만납니다. 저 역시 한동안 집중이든 산만함이든 전부 도파민 탓으로 돌렸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파고들수록, 집중은 도파민 혼자 만드는 상태가 아니라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함께 만드는 '팀 작업'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늘은 그 팀에서 자주 잊히는 두 선수, 노르에피네프린과 아세틸콜린을 정리해 봅니다.도파민은 '동기'이지 집중의 전부가 아니다도파민은 흔히 '보상·동기의 물질'로 불립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게 만드는 데는 중요하지만, 그 일에 실제로 몰입해 자극을 걸러 내는 상태는 도파민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마음(동기)과 또렷하게 깨어 있는 상태(각성), 그리고 필요한 신호만 골라 듣는 상태(선택적 주의)는 서로 다른 톱니.. 일을 시작하기 전 5분 의식을 만들었더니 — 몰입까지 걸리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책상에 앉고도 한참을 미적거린 경험, 다들 있을 겁니다. 저는 특히 아침이나 점심 직후에 일을 '시작'하는 데만 20~30분씩 흘려보냈습니다. 브라우저 열고 메신저 훑다 보면 정작 진짜 일은 저 뒤로 밀렸죠. 그래서 '업무 시작 의식', 그러니까 매번 똑같이 반복하는 5분짜리 스타트 루틴을 만들어 몇 주간 써봤습니다.왜 '시작'이 그렇게 어려웠을까곰곰이 보니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전환'이었습니다. 출근길 스마트폰, 점심시간 수다, 조금 전 본 영상. 그 자극들의 잔상이 머리에 남은 채로 책상에 앉으니, 일 모드로 넘어가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겁니다. 시작할 때마다 매번 '어디서부터 하지?'를 새로 고민하는 것도 큰 마찰이었습니다.캘리포니아대학의 글로리아 마크 연구에 따르면, 한 번 흐름이 끊긴 뒤 원래 .. 주말 '디지털 안식일'을 정착시키기까지 — 두 번의 실패와 규칙 다시 짓기 주말 하루만이라도 화면에서 벗어나자. 그렇게 시작한 저의 '디지털 안식일'은 사실 두 번 실패한 뒤에야 겨우 자리를 잡았습니다. 거창한 성공기가 아니라 실패를 거쳐 다듬은 기록입니다. 완벽한 금욕이 아니라 '계속할 수 있는 규칙'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IT 일을 하는 한 사람의 시행착오로 나눠봅니다.'디지털 안식일'을 시작한 계기주중 내내 화면을 보다 주말까지 스크롤로 흘려보내고 나면, 월요일에 더 지쳐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쉬었는데 쉰 것 같지 않은 느낌. 그래서 주말 중 하루를 정해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기로 했습니다. 종교적 안식일에서 이름을 빌려와 '디지털 안식일'이라 불렀습니다.첫 번째 실패 — 완전 차단의 함정처음엔 의욕이 넘쳐 '토요일 하루 폰 완전 꺼두기'로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반나절.. '나는 멀티태스킹이 되는 사람'이라는 착각 — 슈퍼태스커 연구와 자기 과신 한동안 저는 스스로를 '멀티태스킹이 되는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코드를 짜면서 슬랙을 확인하고, 회의를 들으며 메일에 답하는 게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관련 연구를 찾아보고, 제 작업 시간을 직접 재 보고 나서 그 믿음이 대부분 착각이었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오늘은 '멀티태스킹 능력자'가 정말 존재하는지, 그리고 나를 시험해 본 결과를 나눕니다.'멀티태스킹 능력자'는 실제로 존재한다 — 아주 소수만먼저 정직하게 말하면, 진짜 능력자는 존재합니다. 유타대의 왓슨(Watson)·스트레이어(Strayer) 연구팀이 운전 시뮬레이터로 실험한 결과, 전화 통화를 하며 운전해도 성능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비율입니다. 연구에서 이런 '슈퍼태스커'는 전체의 약 2... 이전 1 2 3 4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