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5 지하철 30분을 회복 시간으로 — 팟캐스트·독서·무자극 3주 비교 실험 편도 30분, 왕복 한 시간. 제 통근 시간은 늘 숏폼과 SNS로 채워졌습니다. 문제는 회사에 도착하면 이미 머리가 소진돼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일을 시작도 안 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 한 시간을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회복 시간'으로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3주 동안 매주 다른 방식을 써보고, 도착 후 오전 집중이 어땠는지 기록한 실험 결과를 나눕니다.1주차: 팟캐스트 — 남는 건 있지만 쉬지는 못한다첫 주는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이었습니다. 숏폼보다 확실히 알찬 느낌이었고, 관심 분야 지식도 쌓였습니다. 다만 예상 못 한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귀는 계속 정보를 처리하느라 바빴고, 도착할 즈음엔 '입력 과잉' 상태가 됐습니다. 배우는 시간으로는 훌륭했지만, 뇌를 쉬게 하는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특.. 2026. 8. 7. 잠이 부족한 다음 날, 왜 집중이 먼저 무너질까 — 수면과 전전두엽 이야기 배포 직전 밤을 새우고 출근한 다음 날이면, 저는 늘 같은 걸 느낍니다. 몸은 그럭저럭 버티는데 '생각하는 일'이 유독 안 된다는 것. 코드 리뷰를 하다 방금 읽은 줄을 다시 읽고, 회의에서 상대 말을 놓치고, 간단한 결정 하나에도 한참을 멍하니 있습니다. 왜 잠이 부족하면 다른 것보다 '집중'이 먼저 무너지는지, IT 업무를 하며 수면을 기록해 온 사람으로서 알아본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의학적 조언이 아니라 정보 정리라는 점을 먼저 밝혀둡니다.잠이 모자라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미국 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는 잠이 부족할 때 "배우고, 집중하고, 반응하는 일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합니다. 흥미로운 건 순서입니다. 하룻밤 못 잔다고 걷지 못하거나 말을 못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주의 집중, 판단, .. 2026. 8. 7. 손글씨 메모로 돌아간 이유 — 타이핑보다 기억에 남는 필기의 조건 회의록을 노트북으로 정리하기 시작한 뒤로, 저는 스스로를 '기록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말이 나오는 대로 거의 받아치니 빠짐없이 남았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정작 회의가 끝나고 나면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머릿속에 잘 남지 않았습니다. 파일은 가득한데 기억은 비어 있는 느낌이었죠. 그 간극이 궁금해서, 몇 주 동안 다시 손글씨 메모로 돌아가 실험해 봤습니다.빠른 타이핑이 오히려 기억을 지운다프린스턴대와 UCLA의 뮬러·오펜하이머 연구를 다룬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정리에 따르면, 손으로 필기한 학생이 노트북으로 필기한 학생보다 개념을 더 깊이 이해하고 배운 내용을 응용하는 데 더 능했습니다. 노트북 사용자는 강의를 거의 그대로 받아 적는 '축어적 전사'에 머물렀고, 그 과정에서.. 2026. 8. 7. 일요일 저녁 30분 주간 리뷰 — 산만한 한 주를 줄이는 계획 의식 한동안 제 월요일 아침은 늘 허둥지둥이었습니다. 밀린 메시지를 읽고, 어제 하던 일을 다시 떠올리고, 뭐부터 할지 정하는 데만 오전을 다 썼습니다. 그러다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습관이 '일요일 저녁 30분 주간 리뷰'입니다. 거창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흩어진 한 주를 조금 덜 산만하게 만드는 작은 의식에 가깝습니다. 왜 효과가 있었는지와 제가 실제로 쓰는 방식을 실패담까지 담아 정리합니다.계획이 마음을 가볍게 하는 이유의외로 계획의 힘은 '많이 하기'가 아니라 '미리 정해두기'에 있었습니다. 심리학에는 '실행 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지를 구체적인 조건으로 정해두면 실제 실행률이 눈에 띄게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한 메타분석은 이런 .. 2026. 8. 7. 메신저를 정해진 시간에만 확인해봤습니다 — 배치 확인 2주 실험과 동료 설득법 업무용 메신저는 편리한 만큼 집중의 최대 적이기도 합니다. 저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뜨는 알림에 반응하다 보면, 정작 제 일은 조각조각 끊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메신저를 정해진 시간에만 몰아서 확인하는' 배치 확인(batching)을 2주간 실험했습니다. 혼자만의 습관이 아니라 동료와의 관계가 걸린 문제라 설득 과정도 함께 겪었는데, 그 시행착오를 정리해 봅니다.왜 '수시 확인'이 문제였나메신저의 진짜 비용은 답장하는 몇 초가 아니라, 끊긴 집중을 되돌리는 시간이었습니다. 알림 소리만 들어도 반응하게 되는 뇌의 조건화에서도 다뤘지만, 한 번 흐름이 끊기면 원래 작업으로 돌아오는 데 한참이 걸립니다. 하루에 알림이 서른 번 뜨면, 서른 번의 재진입 비용이 쌓이는 셈이죠.여기에 스트레스 문제도 있었습니다... 2026. 8. 7. 무한 스크롤에는 왜 '그만'이 없을까 — 멈춤 신호를 직접 만든 기록 '딱 5분만' 하고 열었던 피드를 30분 뒤에야 닫은 경험, 저만의 일이 아닐 겁니다. 이상한 건 배가 부르면 밥을 멈추는 것처럼, 스크롤에는 '이제 그만'이라는 신호가 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왜 그럴까요? UI를 자주 들여다보는 사람으로서, 저는 무한 스크롤에 멈춤 신호가 '없도록' 설계돼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래서 그 신호를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무한 스크롤에는 '끝'이 없다과거의 웹은 페이지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한 페이지를 다 보면 '다음 페이지' 버튼을 눌러야 했고, 그 순간이 자연스러운 멈춤 지점이 됐습니다. 무한 스크롤은 이 경계를 없앴습니다. 내려도 내려도 콘텐츠가 계속 로드되니, 사용자가 스스로 멈추기 전까지는 끝이 오지 않습니다.왜 포만감이 오지 않는가식사에는 포만감이라는 종.. 2026. 8. 7. 이전 1 2 3 4 ··· 10 다음